2. 공간의 분자운동

공간의 가스분자 운동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. 가스분자는 각각 제멋대로의 방향으로 직선운동을 하고 있으며, 가스분자들끼리 혹은 벽과 충돌을 반복하면서 공간을 날아다닌다. 그 운동속도는 가스분자의 열에너지(온도)로 결정되는 분포를 가지고 있으며, 진공용기가 실온인 경우에는 보통 음속보다 약간 빠른 초속 450m 정도이다. 가스분자가 첫 번째 충돌로부터 다음 충돌까지 일직선으로 일정한 속도로 달리며 직진한 거리를 자유행로(自由行路)라고 한다. 분자가 달린 거리는 제각각이지만, 그 평균치는 분자의 종류와 분자밀도로 결정되며, 평균 자유행로라고 한다. 분자밀도는 압력과 온도로 결정된다. 체육관에서 아이들(분자)의 눈을 가리고 달리게 하면, 다른 아이들 혹은 벽과 충돌하는데, 아이들의 수(분자밀도와 압력에 비례한다.) 가 많으면 충돌할 때 까지 달리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는 것과 비슷하다.

10-2 파스칼에서 질소가스의 경우 평균 자유행로는 약 0.6m이다.

전자의 경우, 전자의 크기가 질소분자보다 작기 때문에 10-2 파스칼의 압력에서 전자의 평균 자유행로는 2.4m가 된다.

TV 부러운관 내의 전자빔이 전자총에서 형광면까지 가스분자와 충돌하지 않고 달리는 데 진공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. 실제 브라운관 내의 압력은 전자총의 산화물 음극이 충분한 수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보다 나은 진공상태인 10-4 파스칼로 되어있다.

초기 전자현미경의 진공은 기껏해야 전자의 평균 자유행로를 확보 할 수 있는 10-2파스칼이었기 때문에, 필라멘트인 텅스텐선이 수일만에 연소해 버렸다.